오쇼 라즈니쉬와 마하라지의 제자이자 평생 구도의 춤꾼으로 살아 온 홍신자 여사 강의 취재록 (2009년 11월 8일)
지난 2009년 11월 8일 오후 2시 서울 홍익대 주변 ‘클럽 500’에서는 언론에 좀 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는 귀한 손님이 내방하여 3시간 동안 강의와 놀이 마당을 펼쳤다. 오쇼 라즈니쉬 선생의 한국인 첫번째 제자이자, 니사르가닷타 마하라지 선생의 유일한 한국인 제자로 알려진 구도의 춤꾼 홍신자 여사(웃는돌 명상센터 대표 http://sinchahong.com/)가 그 주인공이었다. 20세기 명상계에 가장 위대한 대 현인들을 직접 스승으로 모신 홍신자 여사에게서 과연 어떤 진리의 법어가 쏟아질지 자못 기대가 가득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연단에 앉아 좌중을 둘러 보며 꺼낸 첫 마디는 이러한 기대를 한꺼번에 날려 버림과 동시에 불필요한 긴장감을 제거하는 대가의 노련함이 엿보였다.
“사실 오늘…별 특이한 질문도 없을 것 같고, 색다른 대답도 없을 것 같습니다.”
뜻하지 않은 얘기를 들은 청중들은 한바탕 왁자지껄 웃음을 터뜨렸고,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질문과 답변이 1시간 동안 이어졌다.
본격적인 대담 전에 약 10분 동안 달라이 라마 성하께서 직접 녹음하셨다는 챈팅(chanting; 만트라 염송)이 울려 퍼졌고, 참석자들은 눈을 감은 채 고요히 명상을 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다음은 홍신자 여사와 청중간에 나눴던 대화를 녹취하여 정리한 내용임)
홍신자: 일생을 살면서 누군가를 만나는 게 쉽지 않은데, 오늘은 이런 만남의 의미가 클 것 같습니다. 원래 내가 말로 설명하는 것을 싫어하는지라 그래서 책을 냈어요. 오늘도 강의는 짧게 하고 나머지는 몸도 풀고 재미나게 놀아 봅시다.
질문: 명상이 대체 무엇입니까.
홍신자: 명상이란 비우는 것이고, 그 비움은 자유로운 것입니다. 여러 가지 관념, 쓸데없는 쓰레기들이 머리에 있기 때문에 괴롭고, 건강하지 못한 것입니다. 몸과 마음은 항상 같이 가는데, 몸이 자유로우면 정신도 자유로워 집니다.
(잠시 침묵)
홍신자: 속세에서 쓰는 이름은 에고(ego; ‘나’라는 생각)가 강합니다. 예를 들어 ‘홍신자’를 ‘홍순자’로 부르면 화를 내게 되는데, 그게 다 에고 때문입니다. 나는 안성 죽산에 사는데 그곳에서는 나 뿐만 아니라 같이 지내는 사람들 모두 자신의 이름을 쓰지 않고 자연의 이름을 따 부릅니다. 내 이름은 ‘뜬구름’입니다. 간혹 가다가 저를 직접 만나 보고는 “실망했다”면서 그냥 가는 분들이 있더라구요. 왜냐구 물어 보니까 자기 맘대로 홍신자에 대해 이렇게 저렇게 규정을 지어놓고는 거기에 부합하지 않으니까 실망한거더라구요. 제가 원래 음식을 맛있게 잘 먹는 사람인데, 심지어 어떤 분은 “어린애 처럼 음식을 너무 잘 먹어서 실망했다”면서 가시더라구요. (좌중 웃음) 속세에서 쓰는 이름들이 이 처럼 우리에게 여러가지 고정된 이미지가 되어 자신을 구속하게 합니다. 그래서 이름을 ‘뜬구름’이라고 한거에요. 언제 어디에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잡을 수도 없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이죠. 그러다 보니 사회적으로 알려진 나와는 다른 사람이 되더군요.
(잠시 침묵)
홍신자: 하루를 잘 산다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실감하셔야 합니다. 저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을 자려고 눕는 행위를 죽음과 비유하곤 해요. 사람들은 잠자리에 들면서 내일 안 깨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들을 안하고 살더라고요. 그런데 정말 그럴 수가 있거든요. 하루의 일과를 탄생과 죽음으로 생각하게 되면 매일 매일을 감사하면서 살게 됩니다.
질문자: 얼마 전 농악대를 가까이서 처음 접하게 됐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음악 소리에 저절로 춤이 나오더라구요 그때 너무 자유롭고 행복했어요. 이런 춤의 상태가 명상과 관계 있나요?.
홍신자: 모든게 다 명상이에요. 사람들은 명상이라고 하면 앉아서 가부좌 틀고 하는게 명상이라고 여기는데, 삼시 세끼 밥 먹는 것 조차도 명상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일상생활의 모든 게 명상이에요. 특히 춤은 가장 빨리 명상의 세계로 가는 지름길일 수 있습니다. 왜나하면 완전히 자기를 열어 놓지 않으면 춤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완전하게 열릴 때 비로소 다른 세계와 만날 수 있습니다. 춤을 통한 가능성은 무한대입니다.
질문자: 나에게 맞는 훌륭한 스승을 어떻게 만날 수가 있습니까.
홍신자: 내게 스승을 어떻게 찾으라고 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스승을 찾기 위해 한국을 몇바퀴 돌고,별별 사람들을 만났어요. 그런데 찾을 수 없어서 미국으로 건너갔는데 거기도 몇바퀴 돌았지만 찾을 수 없어서 인도로 건너갔습니다. 거기서도 계속 돌아 다녔어요. 이렇게 간절히 원하고 절실하면 스승을 찾을 수 있는 것이지 따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애요. 상식화된 지식을 전달받아 “그냥 해볼까” 하는 건 나태한 자세입니다. 그렇게 하면 몇생을 살아도 만날 수 없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내가 왜 태어나서 뭘 하고 죽어가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자 그냥 죽을래야 죽을 수가 없더라구요.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 의문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죽을래야 죽을 수가 없고 삶에 아무 의미도 없었어요. 그래서 구도를 시작하게 된 것이죠. 그러다가 인도에서 오쇼 라즈니쉬와 니사르가닷타 마하라지를 만났습니다. 두 분 스승께서 결국은 같은 얘기를 하신건데, 마하라지 선생은 보다 심층적인 근원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셨고, 라즈니쉬 선생은 그것을 대중들이 알아 듣기 쉽게 풀어서 설명을 해 주신 차이에요. 마하라지 선생에 대한 책이 최근에 다시 출판되어 나왔는데, <담배가게 성자>라는 책이 나왔기에 책 출판 추천사를 썼어요.
질문자: ‘나는 누구인가’라는 답을 얻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홍신자: 하나의 물방울이 바다로, 즉 근원으로 갑니다. 물방울은 찰나의 순간 반짝거리다가 사라집니다. 그게 ‘나’입니다. 그것이 내가 찾은 것입니다. 너무 허무한가요 (웃음).
(홍신자 여사의 강의가 열린 홍대 근처 클럽 500에는 각계 각층의 청중들이 나이와 지역을 초월한 채 한자리에 모였다)
질문자: 얼마전에 ‘내가 확실히 소유했다’라는 것을 잃어 버렸습니다. 너무나 허무한데 이걸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홍신자: 자신이 소유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또한 잃어 버릴 수 있는 것도 없습니다.
질문자: 평화에 대해서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홍신자: 행복을 위해 명상적인 삶을 살면 모두 평화로울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건 생명에 대한 명상적 자세입니다. 일단 자신부터 평화로워야 합니다. 자신 스스로가 평화롭지 않은데 어떻게 타인의 생명과 평화를 이야기 하겠습니까. 생명의 귀중함을 알고 내 생명을 잘 보살펴야 합니다.
질문자: 선생님께서 칠순을 맞이 하셨다고 들었는데, 오랜 구도 생활을 하셨는데 아직도 번뇌가 올라 오시는지 궁금합니다.
홍신자: 젊을 때 들끓었던 번뇌가 지금은 많이 정화되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편안해졌습니다. 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가끔씩 화가 올라 오기도 합니다. 그럴때는 그것을 입 밖으로 꺼내서 얘기를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그런 마음이 올라올 때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계속 그러한 마음을 바라보게 되면 차차 평화가 찾아 올 것입니다.
질문자: 정말 궁금한게…할머니신데도, 성에 대한 에너지가 아직도 있으신지요?
홍신자: 얼마 전에 어떤 모임에 갔는데, 제 나이를 얘기하니까 한 분이 이렇게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칠순 할머니도 여자로 보일 수 있군요.” (좌중 웃음) 이런 관념들, 칠순은 여자로 보일 수 없다는 관념들이 우리들을 가로 막고 있어요. 우스개 소리로 ‘마흔 넘으면 여자인가’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영혼의 자유를 추구하고, 명상하고 훈련하면 죽을 때까지 성 에너지를 가질 수 있고, 젊은 마인드를 지닐 수 있습니다. 아무런 느낌 없이 마른 가지처럼 죽는 건 너무 슬픈 일 아니겠습니까. 자신에게 에너지가 있는데 스스로 그걸 차단하면 30대에도 성 에너지는 사라질 수 있습니다.
강의가 끝난 후 홍신자 여사는 청중들과 춤을 추며 춤 명상의 세계로 자연스럽게 인도하였다. "자유롭고 편안하게 음악에 몸을 맡기세요. 그저 몸을 원하는 대로 맡겨 보세요." 춤을 추며 듣는 이 한마디가 그 어떤 현자들의 법어 보다 청중들의 가슴에 스며든 것은... 아마도 '지금 이 순간' 과거나 미래의 관념이 사라진 채 춤과 명상이 함께 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홍신자 여사의 건강과 평화를 기원하며 그녀의 다이나믹한 삶이 앞으로도 더 꽃피워지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멀더의 오컬트 연구소 ( www.occultist.co.kr ) 네이버 명상 카페 오컬트 아쉬람 ( http://cafe.naver.com/occultmulder ) Written By Mulder (2009.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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