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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귀신 오니와 도깨비 <음양사>
영화속 공포의 발견1 |
2006/08/20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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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사(타키타 요지로 감독,2001) 일본귀신 오니와 도깨비
영화 '음양사(陰陽師)'는 '오카노 레이코'가 그린 동명 제목의 만화인 '음양사'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2001년 부산국제영화제 오픈 시네마 초청작으로 뽑혔던 작품으로 10억엔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 작품이다. 음양사란 귀신을 쫓고 병을 고치는 등의 구실을 하는 일본의 무당 계급으로, 10세기 헤이안(平安) 시대 때 실제로 존재했던 음양사인 '아베노 세이메이'를 주인공으로 귀신과 악인들에 맞서는 내용을 담고 있는 공포 판타지물이다.
 영화 '음양사' 요괴들의 저주와 오니(鬼)의 출몰로 항상 바람 잘날 없는 헤이안 시대의 일본. 계속 되는 흉흉한 일 때문에 궁정 관리인 미나모토 히로마사(이토 히데아키)는 당대 최고의 음양사 아베노 세이메이(노무라 만사이)를 찾아가 황실 수호를 맡아 달라는 지시를 받게된다. 여우의 자식이라는 괴소문 등 미스테리한 존재인 세이메이를 직접 만난 히로마사는 세이메이의 신비로운 주술을 보고는 넋이 빠지게 되는데, 그 후 여러 가지 기이한 사건들을 함께 해결해 나가면서 동료애를 다지게 된다.
한편 황실에서는 천황의 아들이 태어나는 경사가 생겼지만, 태어난 아기는 도저히 인간의 형상이라고는 할 수 없는 괴물로 밝혀지고 세이메이는 아기의 몸에서 귀신을 몰아내지만 그것은 앞으로 닥칠 대 재앙의 전초전에 불과했다.
사실 그 귀신은 세이메이와 경쟁 관계에 있던 음양사인 도손(사나다 히로유키)이 보낸 것으로써, 자신의 세력 확장과 복수를 위해 악령을 불러냈던 것이다. 이때부터 영화는 아기를 둘러싼 옹호파와 반대파,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숙적 관계인 두 음양사 세이메이와 도손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게 된다.
음양사는 1편의 성공에 힘입어 2편이 제작됐으나, 1편의 은밀하면서도 음울한 분위기를 대폭 줄이고 컴퓨터 그래픽을 과다하게 늘려 관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결과는 한국에서의 흥행은 물론이요 일본내에서의 흥행 역시 실패로 돌아갔다. 음양사는 애초에 만화가 원작이었기 때문에 관객들이 원한 것은 헐리우드 대작같은 현란한 비쥬얼이 아니라 '음양사'만의 신비스러운 분위기였는데, 그것을 읽지 못한 것이 패착의 원인인 듯.
[작품 정보] 원제: 陰陽師(The Yin-Yang Master, 2001) 감독: 타키타 요지로(Yojiro Takita) 출연: 노무라 만사이(Mansai Nomura)/ 이토 히데아키(Hideaki Ito)/ 사나다 히로유키 (Hiroyuki Sanada)/ 이마이 에리코(Eriko Imai)
[영화 속 오컬트 분석]
영화 '음양사'를 보고 있으면 '오니'라는 말이 수시로 등장한다. 한자로는 鬼라고 쓰고 발음 표기는 おに라고 하는데, 일종의 도깨비 비슷한 존재이다.
그런데 일본의 옛 문헌에서 이 오니라는 녀석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영락없는 우리의 도깨비 모습을 하고 있다. 도깨비가 일본으로 건너가 오니로 된 것일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과연 누가 원조란 말인가? 비교를 하기에 앞서 일단 한국 도깨비의 특성부터 살펴 보자.
 일본의 설화집에 묘사된 오니의 모습(좌측)과 현대적으로 구현된 오니의 형상 한국의 도깨비는 일단 악한 구석이 없다. 장난을 칠지언정 사람을 해치는 법이 없다. 또한 그들은 놀이와 풍류를 매우 좋아한다. 사람한테 돈을 빌려간 다음 밤마다 갚아서 사람을 떼부자로 만들만큼 건망증도 심하지만 의리있는 모습이 사람들보다 한 수 윗길인 것 같고, 불쑥 나타나 괴상한 짓을 하지만 알고 보면 수줍음을 많이 타는 것 또한 한국 도깨비의 특성이다.
도깨비는 성격이 다소 음흉하기 때문에 동굴이나 폐가, 고성 또는 큰 고목이나 계곡에 모였다가 밤에 나와 활동한다고 전해진다. 쓰지 않는 헛간이나 우물에서도 살았다고 했는데, 어느 도깨비나 초인적인 괴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 왔다. 그래서 솥뚜껑을 솥 속으로 우그려 놓기도 하고 황소를 지붕 위에 올려 놓기도 했다. 때로는 하루 아침에 다리를 놓기도 하고 큰 바위를 굴리기도 했고 많은 물을 단숨에 마시기도 했다.
이렇게 사람들한테 장난을 치는 도깨비이지만 이 녀석들은 성질상 귀신과 다르다. 귀신은 사람을 해치고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도 있으나 도깨비는 장난이 좀 심해서 사람을 현혹시키고 희롱할 뿐이지 악의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리고 때로는 그 신통력으로 기적적인 도움을 주고 재물을 운반해 주는 고마운 존재가 되기도 했다.
 음양사에 등장하는 오니의 모습 그렇다면 일본의 도깨비 오니는 어떨까? 여러 민담과 전설로 전해지는 오니는 한국의 도깨비와는 달리 해학성이 없고 사람을 해치는 공포의 존재로 알려져 있으며 민가에서는 콩을 던지며 오니를 쫓는 놀이까지 전해지고 있다. 또한 일본사람들에게 '오니 같다(鬼みたい 또는 鬼のように)'고 하면 ‘독한 사람’이라는 뜻으로서 경우에 따라선 상대방이 화를 낼 정도로 잡신에 속하는 귀신에 불과하다.
일본 문헌에 전해지는 오니의 모습은 손에 돌기가 솟은 몽둥이를 들고 있고, 동물 가죽으로 만든 어깨걸이 옷을 걸치고 있거나 벌거벗은 모습을 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도깨비의 모습과 대동소이하다. 즉 우리는 여지껏 일본의 오니를 우리의 도깨비로 착각하고 있었다는 소리다. 대체 왜 그런 일이 벌어졌었던 것일까?
그 사건의 기원은 일제 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이 학계의 중론이다. 1915년 일제에서 편찬한 소학교 독본에 실린 혹부리 영감의 삽화에서부터 일본의 오니가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는 것이다.
 일제 강점기 때 소학교 4학년 독본에 실린 혹부리 영감 삽화 이 그림을 보면 머리에 뿔이 달리고 손에 방망이 같은 것을 쥐고 있는 도깨비의 모습을 확연히 알아 볼 수 있다.
이 그림이 일제의 손에 의해서 만들어진 교과서라는 것을 전제로 할 때, 이 도깨비가 오니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일제가 ‘친절하게도’ 우리 조선인 화가에게 그림을 그리게 했다든지, 일본인이 우리 조선인의 정서에 맞게 그렸을 수도 있으리라는 낭만적인 생각은 금물이다.
한국민속신앙의 역작으로 평가받는 '조선의 귀신(무라야마지준, 민음사, 1990)'이라는 책을 만들 정도로 우리의 문화에 대해서는 우리 이상으로 철저한 그들이다. 식민지 교육을 위해서 만든 교과서였으니 그 편찬과 검수 절차가 얼마나 엄격하고 까다로왔을지는 보지 않아도 짐작 할 수 있으리라.
아동문학가 이오덕 선생은 생전에 얘기하시길, "우리나라의 도깨비를 일본사람들이 오니로 번역해서는 안되는 것 처럼 일본의 오니를 우리가 도깨비로 번역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했다. 이것은 단지 말 하나를 잘못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 자체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잘 못 가르치는 중대한 실수라는 것이다.
이러한 정황으로 미루어 보건데, 우리가 도깨비라고 인식해 온 ‘도깨비’의 모습은 바로 이 오니 그림에서부터 시작된 잘못된 주입 코드였던 것이다.
또 한가지 살펴 봐야할 것은 오니의 뿔에 대한 논쟁이다. 흔히들 일본 설화집에 있는 그림처럼 외뿔로 알고 있지만 영화 '음양사'에 등장한 오니는 오히려 뿔이 두 개다.
그리고 소학교 독본에 실린 그림의 오니들 머리를 자세히 보면 두 오니 모두에서 뿔이 두개임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으로 오니의 뿔이 하나라는 것은 정확하지 않은 주장임이 간단하게 증명된다.
또한 오니라고 해서 뿔이 모두 있는 것도 아니다. 단지 사람들에게 뿔이 있는 오니가 독특하게 보여서 시각적으로 더 각인됐다고 보는 것이 합당할 듯 하다. 뿔은 단지 사람과 다르게 생긴 이형물(異形物)의 상징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그것은 한국의 도깨비도 마찬가지다. 딱히 고정적으로 정해진 형체가 없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우리들은 무의식적으로 항상 어떤 현상이나 사물에 대해 규정 짓기를 원한다. 도깨비라고 하면 꼭 어떤 형태가 있어야만 할 것 같은 강박관념에 걸려 있는 것이다.
서양의 요정을 보자. 요정이란 카테고리 안에는 이름과 형태, 성질이 모두 제각각인 수천 수만의 초자연적인 존재들이 포함되어 있다. 흔히 생각하는 디즈니의 팅커벨은 그 중 하나에 불과할 뿐 요정의 절대적인 모습은 아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도깨비나 오니도 마찬가지다. 도깨비라는 그룹 안에는 우리의 귀면 기와나 탱화 또는 석상들에서 보듯이 수 많은 다른 도깨비들의 모습이 공존한다. 그것을 애써 하나의 이미지로 규정지을 수도 없으며, 규정 지을 필요도 없다. 바로 그러한 고정 관념과 강박증이 우리에게서 도깨비를 볼 수 없게 만든 이유였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도깨비의 기원과 모습에 관한 내용은 <도깨비 감투>편 참조
공포SF칼럼니스트 이한우 (nexio21@hanmail.net)
*이글은 스포츠조선닷컴에 기고한 글임을 밝힙니다. *모든 저작권은 www.occultist.co.kr에 있습니다
[참고문헌] 문학의 길 교육의 길, 이오덕, 소년한길, 2002 저기 도깨비가 간다, 김종대, 다른세상, 2000 한국의 도깨비 연구, 김종대, 국학자료원, 1994 주강현의 우리 문화1, 주강현, 아이세움, 2002 한국구비문학대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 한국인 우리들은 누구인가, 김열규, 자유문학사,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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