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John Carpenter, 1978) 서양 귀신들의 잔칫날 할로윈 데이
제이미 리 커티스(Jamie Lee Curtis)를 일약 호러의 여왕으로 등극시킨 영화 할로윈은 일명 난도질 영화라 불리워지는 슬래셔 무비(Slasher)의 완성판으로 일컬어진다. 그도 그럴 것이 공포영화의 거장 존 카펜터가 이 영화를 만든 이후 13일의 금요일, 나이트메어, 스크림 등이 잇달아 제작되었으며 영화의 내용도 "불사신 살인마"의 등장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숫처녀인 제이미 리 커티스만 살아남고, 남자친구들과 거리낌 없이 성관계를 가지는 그녀의 친구들이 살해당한 점이나, 살인마 마이클 마이어스가 할로윈데이때 부모님이 없는 틈을 타서 섹스 하는 누나를 살해하는 것 등은 지금의 시각으로 봤을 때 촌스럽기 그지 없으며, 훗날 다른 슬래셔 무비들에게도 치졸한 청교도적 윤리관을 심어 주는 폐단을 낳기도 했다.
(영화 '할로윈'의 개봉 당시 포스터)
불사신 살인마의 원조로 일컬어지는 마이클 마이어스는 여섯 살때 이미 그의 누나를 죽여버리고 정신병원에 수감된다. 그의 담당의사 루미스 박사는 살인자 소년에게서 이상한 기운을 느끼게 되고 급기야 그 소년에게는 양심과 선의식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15년이 지난 뒤 마이어스를 법정에 보내려고 하나 이미 그는 탈출한 직후였으며, 그는 그 시각에 자신이 누나를 살해했던 고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었다.
이날도 역시 귀신이 출몰한다는 서양 귀신의 날 할로윈데이. 주인공인 로리(제이미 리 커티스)와 두 친구들은 뜻하지 않게 이 살인마와 얽히게 되고 끔찍한 살육이 본격적으로 벌어지게 된다.
로리의 친구들은 마이클 마이어스의 칼에 싸늘한 시체로 변하고 로리는 꼬챙이를 들고 도망가면서 비명을 지르는 장면이 이어진다. 로리의 비명을 듣고 뒤늦게 나타난 루미스 박사는 살인마에게 총을 쏴대어 그녀의 목숨을 구하지만, 시체가 있어야 할 곳엔 아무것도 남아있질 않았다. 되살아난 살인마와 숫처녀 로리의 전쟁은 그렇게 이어진다.
(주인공 로리와 살인마 마이클 마이어스의 모습)
사지가 절단되고 피가 삼지사방으로 튀는 요즘 공포 영화들에 비한다면 '할로윈'은 어쩌면 지루한 영화일 수 있다. 살해당한 사람의 숫자도 몇 명 안된다. 그러나 이 영화는 뒤이어 제작된 공포영화들에게서 결여된 '살인에 대한 진지함'이 있다. 사람을 영화의 부속물로 보지 않는다고나 할까? 그래서 이 영화를 슬래셔 무비의 클래식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작품 정보] 원제: Halloween (1978) 감독: 존 카펜터 (John Carpenter) 주연: Jamie Lee Curtis/ Nancy Kyes/ P.J. Soles/ Donald Pleasence
[영화 속 오컬트 분석]
몇 년전부터 우리나라에도 외국 유학생이나 외국어 학원 파티의 일환으로 할로윈 데이(Halloween Day)가 소개된 후 이제는 낯설지 않게 들리게 된 이 서양 축제. 그러나 아직도 이 축제의 기원이 뭔지 정확히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며, 그러한 무지로 인한 오해 때문에 할로윈 축제는 매년 10월 말쯤되면 언론과 종교 단체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할로윈과 관련해 2003년도에 몇몇 기관에서 리서치 조사가 있었는데, 그 결과 할로윈 당시 사탕을 받으려고 다른 집들을 찾아다닌 5세-13세 아이들의 숫자는 전 세계적으로 3천7백만명에 달하며, 축제 용으로 사용된 호박의 양은 8억5백만 파운드, 또한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선물용 사탕의 1인당 구입량은 25파운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쯤되면 전 지구적인 행사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것이 서양에서는 추수감사절과 함께 성탄절 다음으로 큰 축제라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어린이들에게도 점점 낯익은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할로윈)
■할로윈데이의 기원
할로윈 데이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10월의 마지막날인 10월 31일이다. 이 날의 연유는 기독교와 매우 관계가 깊다. 서구에서는 오래전부터 성경에 나오는 모든 성인들을 기리는 날로서 제성첨례일(諸聖瞻禮日: All Saints’Day 또는 All Hallow Day)을 지냈는데, 먼 옛날 기독교가 전파되기 이전에 혼령 맞이 제사가 그 원형이라 추정하고 있으며, 이것이 형태를 바꾸어 기독교에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제성첨례일이 바로 11월 1일이며, 이날의 전날인 10월 31일에는 죽은 사람의 혼이 돌아온다고 믿어 사람들이 집밖으로 나가기를 모두들 꺼려했으나 차츰 할로윈데이에는 죽은 자들의 영혼,유령,마녀 등이 정처없이 배회할 것으로 여겨 그들의 힘을 빌려 결혼·행운·건강·죽음에 관계되는 것들을 점치기에 가장 좋은 시기로 생각하게 됐으며, 그러한 망령들의 갈 길을 밝혀 주기위해 야경꾼들의 등이란 이름에서 유래된 호박등인 '잭-오-랜턴(Jack-o’Lantern)'과 횃불을 들고 마녀와 귀신분장을 한 뒤 가장 행렬을 하게 됐던 것이다. 이것으로 보아 'Halloween'이란 명칭의 유래도 '모든 성인들의 날 이브(All Hallows’Eve)'에서 유래됐음을 알 수 있다.
학자에 따라서는 할로윈의 기원을 BC 5세기~AD 1세기 쯤의 영국으로 거슬러 잡기도 한다. 당시 영국에 살고 있던 켈트족(the Celts)의 성직자 집단이던 드루이드(Druid)에 의해 전파된 것으로 추측하기 때문이다. 영국과 아일랜드 지방을 지배했던 켈트족들과 성직자들은 매년 10월 31일을 악령을 쫓는 자신들의 축제일로 삼았다고 한다.
그들은 추수가 끝난 10월 31일에는 태양의 기운이 다하여 저승의 세계를 구분하는 장막의 두께가 가장 얇아져 악령들이 그 장막을 뚫고 이 세상을 찾아와 살아 있는 사람들을 괴롭히고, 곡식을 망치며, 아기들을 훔쳐 가고, 농장 동물들을 죽인다고 믿었으며, 그러한 악귀들을 달래기 위해 마을 곳곳에 거대한 모닥불을 피우고 온갖 제물을 바친 후 여러가지 행사를 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집집마다 음식을 준비하고 악령들을 대접하면 악령들이 자신들에게 악한 장난을 하지 않는다고 믿었는데,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아일랜드 원주민들은 귀신 복장을 하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음식을 달라고 요구하는 재미있는 전통을 만들게 되었고, 이것이 Halloween의 대표적인 놀이인 'Trick-or-treat'의 유래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어린이들이 할로윈 때 즐겨하는 Trick-or-treat)
■축제의 끔찍한 이면
할로윈은 북미 등에서 어린이들의 축제로 변했다.이날 어린이들은 도깨비,유령등 장난스러운 분장으로 모습을 숨기고 이웃을 방문해 "먹을 것을 주지 않으면 장난칠래요(Treat or Trick)"라고 엄포를 놓는다. 그러면 어른들은 이들을 사탕과 과자 등으로 잘 구슬려 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즐거워야 할 어린이들의 축제가 오히려 어린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날이 되기도 한다. 할로윈데이의 다음 날이면 공원이나 으슥한 곳에서 목이 잘린 어린이들의 시체가 많이 발견된다고 하는데 이것은 어떤 흑마술과 관련되어 있는 듯 하다.
그 흑마술이란 다름아닌 위에서 언급한 드루이드교의 제사의식이다. 유럽전설에 의하면 마법에 걸린 사후의 인간 영혼은 드루이드가 섬기는 죽음의 신인 <삼하인(Samhain)>에 의해 놓임을 받을 수 있다고 켈트족들은 믿었다.
이들은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 혹은 사랑하는 사람의 영혼이 놓임을 받도록 하기위해 동물을,때로는 사람까지 희생제물로 바치는 의식을 베풀었다.
바로 이 때문에 현재까지 외국에서는 할로윈데이를 맞아 애완동물이나 사람을 제물로 바친 후 버리거나 매장시키기 때문에 할로윈 데이 다음날이면 시체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할로윈데이에 여러 귀신들이 몰려 다니는 것을 이용하여 그들의 소원을 이루고자 어린이들을 희생양으로 바친다니 참으로 오싹한 현실이다. 가뜩이나 뒤숭숭한 요즘, 할로윈데이에 이런 것은 묻어 오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오컬트 칼럼니스트 이한우 i33man@naver.com]
*이 글은 스포츠조선닷컴에 기고한 글임을 밝힙니다. *모든 저작권은 www.occultist.co.kr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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